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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프롬프트
그림·소설·코딩·PPT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생성형 AIGenerative Artificial Inteligence'가 등장한 이후 우리는 모두 큰 충격을 받았다.
가사를 짓고 작곡을 하는 챗GPT의등장은 "이제 내가 인공지능보다 잘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하는 실존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시장과 사회의 트렌드는 어떻게 변화할까?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가 어쩔 수 없는 필연이라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트렌드 코리아 2024』에서는 '호모 프롬프트Homo Prompt'라는 키워드를 통해 이러한 질문에 대답해보고자 한다. 프롬프트란 인공지능과 소통하는 채널이자 방식, 그리고 AI와 말을 주고받는 연속적인 질문과 대답의 과정을 지칭하는데, 생성형 AI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전체적인 방향성을 포괄한다.
호모 프롬프트는 자신만이 보유한 인간 고유의 창의성을 더욱 고양시키는 방향으로 각종 AI와의 '티키타카'를 통해 인공지능 서비스를 적재적소에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인공지능의 혜택은 우리가 각 영역에서 사용하는 기존의 다양한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에 접목된, 이른바 '버티컬 서비스'에서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여행·금융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해 기존의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우리가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업무의 생산성 또한 크게 높여줄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으로 인해 단순 반복형의 일자리가 감소하고 국가 간·계층 간 양극화가 심화될 우려가 크다.
생성형 AI 시대를 주도하려면 사색과 해석력을 겸비해야 한다.
파괴적 혁신을 주도하던 앙터프리너Enterpreneur에게 도전 정신과 행동력이 필수였다면 자유자재로 인공지능을 활용하며 성취를 극대화 하는 'AI프리너Al-preneur'에게는 인본주의적 비판 능력이 필요하다.
가장 인간적인 아날로그 역량이 오히려 중요해지는 것이다. 인공지능의 기술적 결과물에 매몰되지 않고, 어떻게 변경邊境을 향해 스스로를 넘어설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메타인지' 능력을 갖춘 인간만이, AI가 작업한 용의 그림을 완성시키는 '화룡점정'의 자격을 얻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의 사회·경제적 발전 방향
우리가 호모 프롬프트로서 다가올 인공지능 시대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먼저 생성형 AI 사회와 경제의 근미래 발전 방향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서 우선적으로 강조해야 하는 부분은 인공지능 '기술'이 아니라 '사회·경제'에 관한 전망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기술적 발전 방향을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그러한 기술이 어떻게 우리 비즈니스에 적용되고 그것이 시장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한 사회·경제적 함의다.
둘째로 여기서는 먼 미래가 아니라 3년 내외의 가까운 미래의 변화 방향을 다루고자 한다.
이것은 현재 인공지능 기술이 사회에 선보인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 발전 속도가 아찔할 정도로 빠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매우 불확실한 미래를 멀리 내다보기보다는 시시각각 움직이는 기술적·사회적·제도적 변화들을 따라잡으며 유연하게 스핀오프와 방향 전환을 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10년 이상의 원途미래보다는 3년 정도의 근近미래적 시각이 유용하다.
인공지능 사회의 도래를 이야기할 때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은 "인간 수준으로 사고하는 인공지능이 등장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그 시점은 언제인가?" 하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점을 막연하게 가장 두려워하는 듯하다.
이런 수준의 인공지능을 '범용 인공지능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이라고 하는데 영화 <아이언맨>의 '자비스'나<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할 9000'처럼 주어진 모든 상황에서 학습·판단·창작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인간 수준의 생성형 AI가 2061년 이전에 등장할 가능성은 50%, 100년 이내에 등장할 가능성은 90%에 이른다고 전망한다.
다른 기술과 달리,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을 두려워하는 까닭은 "언젠가는 기술이 인간을 압도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염려 때문이다. 일부 SF영화에서처럼 인공지능이 전쟁을 일으키거나 인간을 절멸하려는 시도까지 상상하지는 않더라도, "결국 인간이 기계에 의해 대체되는 것은 아닐까?", "인간다움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그 어느 때보다도 큰 것처럼 느껴진다.
생성형 AI의 등장은 "이제 내가 인공지능보다 잘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하는 발등의 불처럼 실존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두려워하든 두려워하지 않든, 빗물이 대지를 적시듯 새로운 기술은 세상을 적셔나간다. 일부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는 단지 시기를 늦출 뿐이다. 자동차가 나오고 나서 많은 사람들이 사고를 우려했고, 영국에서는 마차가 붉은 깃발을 꽂고 달리면 자동차는 그 뒤를 따라가도록 하는 '붉은깃 발법'을 만들었지만, 이는 결국 자동차 발명국인 영국의 자동차산업이 독일이나 미국에 뒤처지는 결과를 초래했을 뿐이다.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앞으로 인공지능 기술의 진행 방향을 예상하고 그에 맞춰 '호모 프롬프트'로서의 사회적·조직적·개인적 대비책을 마련해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까운 미래, 특히 2024년 경제에 생성형 AI는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 챗GPT의 등장 이후, 많은 사람들이 사이트에 접속해 "○○을 해줘"라는 명령어를 입력해보며 챗GPT가 생성해내는 결과물에 놀라기도 하고 실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공지능 서비스의 진가는 우리가 각 영역에서 사용하는 기존의 다양한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에 접목된, 이바 '버티컬 서비스'에서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유통·여행·금융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해 기존의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것이다.
오픈AI는 일반화된 챗GPT 서비스를 선보이는 동시에, 해당 기능의 'API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공개했다.
API란 각 분야의 개발자들이 자신의 서비스나 앱에서 해당 기능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모아놓은 함수들을 말하는데, 오픈AI가 API를 공개했다는 것은 모든 서비스에 챗GPT 기능을 가져다 쓸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한편 챗 GPT에 특정 소프트웨어나 웹사이트를 연결한 뒤 이를 통해 공급받은 데이터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를 '챗GPT 플러그인Plug-In'이라고 한다.
플러그인이란 마치 콘센트에 꽂고 뺄 수 있는 플러그처럼 부가 기능을 제공한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인데, 소비자가 사용하는 웹브라우저 안에서 추가 기능을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2023년 7월 기준 챗GPT 플러그인을 사용하는 기업은 823곳에 이르며, 업무 자동화, 효율성 향상, 고객경험의 개선 등을 통해 서비스산업을 혁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종합하면 기존에 제공되던 다양한 서비스가 생성형 AI 기술을 사용해 더욱 사용하기 편리한 방향으로 진화하리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직접 챗GPT나 바드 같은 서비스에 접속하지 않더라도, 컴퓨터나 스마트폰의 앱을 쓰는 도중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인공지능 서비스를 사용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인공지능을 적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들이 소개되고 있다.
전망 및 시사점
신기술은 늘 갈등을 빚어왔다. 19세기 영국에서 일어난 러다이트 운동은 방직기가 발명되면서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놓인 노동자들이 기계를 파괴했던 과격한 집단행동이자 극단적인 기술 혐오론이었다.
반대의 낙관적 견해도 있다. 지금까지 컴퓨터·인터넷·스마트폰 등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우려했지만, 관련 산업에서 만들어내는 신규 일자리의 수가 더 많아서 궁극적으로는 일자리가 늘어나고 인류 복지가 증진돼왔다는 것이다.
물론 답은 이 두 극단적 견해의 중간 어디쯤에 자리 잡고 있을 텐데, 인공지능의 경우는 어느 쪽에 가까울까? "이번에는 다르다. 정말로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는 주장과 "기술은 항상 새로운 일자리를 더 많이 창출해왔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18 굳이 말하자면 논의는 다소 비관론 쪽으로 기우는 듯하다. 2023년 5월, 세계경제포럼은 향후 5년간 전 세계에서 6,900만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기지만, 8,300만 개는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의 전망은 더 암울하다. 전체 일자리의 69%가 AI의 충격에 노출돼 있고 최대 50%가 AI에 의해 대체될 수 있어, 세계적으로 3억 개 정도의 정규직 일자리가 자동화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설령 낙관론에 의거한다 할지라도 인공지능에 의한 일자리의 재편은 불균형한 구조적 변화를 가속화하며 국가 간·계층 간·인재 간의 격차를 더욱 벌릴 것이다. 인공지능 경쟁력을 갖춘 일부 선진국의 일자리는 증가하지만 단순 반복형의 일자리가 많은 중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상황은 크게 나빠질 것이기 때문이다.
한 나라 안에서도 그렇다. 호모 프롬프트의 역량을 보유한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 사회적 대응과 조직적·개인적 준비에 대해 살펴보자.
'책임 있는 AI' 활용부터 새로운 사회시스템 마련까지
변화의 파급력이 크다 보니 '책임 있는 AI'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지금도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ivide(디지털 양극화)'에 이어 'AI 디바이드' 문제도 심화될 것이며, 일자리·저작권·개인정보보호 문제도 큰 이슈로 떠오른다. 유럽연합EU은 2021년부터 AI 규제를 위한 법안의 초안 작업을 진행했고 2023년 6월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 기술 규제법 도입을 위한 법안의 협상안을 가결시켰다. 이렇게 되면 생성형 AI를 운영하는 기업들은 인공지능 학습에 사용한 원데이터의 저작권을 공시해야 한다.
2023년 내 법안 협상이 타결된다면 2026년부터 실제로 규제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떨까? 2023년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인공지능과 관련해 '인공지능 산업 육성 및 신뢰 기반 조성에 관한 법률(인공지능 기본법)' 제정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여기에는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법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연이어 7월에는 기획재정부가 인공지능 학습 목적의 데이터 활용에 저작권 침해를 면책해주는 요건 및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저작권법 개정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20 불안함에 기인한 예방책과 규제를 검토하는 만큼 적극적인 수용책도 동시에 준비되어야 한다. 결국 고려대 김동원 초빙교수의 표현대로, '인공지능과 사회시스템의 속도 경쟁'이 인공지능의 사회·경제적 충격을 어떻게 완화할 수 있을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다 근원적인 대응책도 논의된다. 인공지능 시대에 맞는 새로운 사회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인간이 일자리에서 퇴출당한 대신 로봇과 AI가 일하며 세금을 내고 그 세금으로 기본 소득을 받는 시대를 주장하기도 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오픈AI의 창시자 샘 올트먼도 보편적 기본 소득Universal Basic Income을 위한 '월드코인WLD'을 발표했다. 보편적 기본 소득이란 경제적 약자를 선별해 차등 지급하는 선별적 복지와 달리 세계 시민 모두에게 일정량의 현금이나 이에 준하는 재화를 제공하는 제도다.
그는 홍채 인식을 하는 누구에게나 가상자산(암호화페)인 월드코인을 보편적 기본 소득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미 세계적으로 180만여 명이 월드 ID를 발급받았다.
챗GPT를 만든 주역으로서 인공지능이 초래하는 일자리 손실에 대한 사회적 지원을 마련하고 인공지능으로 창출된 가치를 재분배하겠다는 것이 샘올트먼의 주장이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전 인류의 홍채 정보를 수집해 뭔가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려는 기초 작업이 아니냐는 것이다.
홍채 정보의 가격이 월드코인 하나의 가치에 상응하느냐, 거대한 음모가 있느냐 없느냐는 보편적 기본 소득의 핵심이 아니다.
보편적 기본 소득은 느껴지는 것과는 달리 재분배 정책이라기보다는 극도로 시장주의적인 발상이다. 인터넷·스마트폰·인공지능 등 새로운 기술로 인해 부의 격차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이 커질 테니, 최소한의 보편적인 소득을 나눠줌으로써 해당 영역의 구매력 있는 소비자를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제를 인정한다면, 인공지능 비즈니스의 수장이 보편적 기본 소득을 주장한다는 사실 자체가, 앞으로 부의 격차가 얼마나 벌어질지 짐작해보게 한다.
기업·학교·공공기관을 비롯한 여러 조직에서도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특히 기업들에게는 자체 데이터 보유 여부와 주력 서비스 경쟁력, 제품 포트폴리오의 다양성,저작권 이슈 등 리스크 요인 해결이 향후 성패를 판가름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인공지능 활용의 핵심은 민첩성
최근 국내에서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생성형 AI를 활용한 사례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인공지능 카피라이팅 시스템인 '루이스'를 도입해 광고 카피를 작성했다.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를 기본 엔진으로 사용해, 현대백화점이 최근 3년 동안 사용한 광고 카피와 판촉 행사에서 쓴 문구 중 소비자 호응이 컸던 데이터 1만여 건을 집중적으로 학습시켜 광고 문안을 작성하게 만든 것이다.
루이스는 타깃별로 다른 문안을 내놓는다. '아트페어' 타깃을 20대로 설정하면 "인싸가 되고 싶다면 현백으로 모여라"라는 문구를, 50대로 설정하면 "예술이 흐르는 백화점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라는 문구를 내놓는 식이다.
그 외에도 LG U+, 삼성생명, 롯데리아, 배스킨라빈스 등이 인공지능이 제작한 광고를 선보인 바 있다.
"AI 광고가 대중에게 불쾌감을 주고 부정확한 시각 자료와 문구를 생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없는 건 아니다. 그런 이유로 AI의 결과물을 활용할지 여부를 고민하는 'AI 인디시전' 현상도 종종 관찰된다.
일부 회사에서는 보안 리스크를 우려해 생성형 AI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으려면 정보를 먼저 내줘야 하는데, 이에 대한 리스크를 어디까지 얼마나 감수할 수 있느냐가 민감한 문제로 대두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활용의 핵심은 완성도가 아니라 민첩성에 달려있다. 물론 완성도는 전술한 바와 같이 인간과 AI의 협업을 통해 해결해나가겠지만, 그 과정에서 지금까지 소요되던 시간을 극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루이스를 데스트해본 결과 통상 2주가량 소요되던 카피라이팅 업무 시간이 평균 3~4시간으로 줄었다고 한다.
컴퓨터가 등장하고 나서 작업의 효율성이 혁명적으로 증대했고,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나서는 인간의 이동성과 커뮤니케이션에 폭발적인 변화가 있었다.
생성형 AI는 그동안 단순하고 반복적인 단계를 거쳐야 했던 업무를 극적으로 짧은 시간에 수행할 수 있는 '속도'의 혁명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분초사회' 키워드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이제 시간과 속도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중요한 자원이 됐다. 비즈니스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생성형 AI의 도입은 시간과 비용 절감을 위해 필수 불가결한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분초사회' 참조).
여러 사례에서 보듯 현재까지는 자금력이 탄탄한 대기업이 생성형 AI 활용에 적극적이고,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조직이나 자영업에서는 아직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호모 프롬프트의 등장은 곧 인공지능 기술의 대중화와 민주화를 의미한다. 늘 사용하는 워드 프로세서·엑셀·파워포인트 작업에서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생
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고, 비정형의 정돈되지 않은 데이터도 쉽게 처리할 수 있다. 과거에는 인공지능이 머신러닝을 하기 위해서 막대한 데이터와 자금이 필요했지만, 생성형 AI는 비정형 데이터를 처리하고 관리하기 위한 최소한의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데서 그치기 때문에 비용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25 오히려 작은 조직에게도 생성형 AI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이 자기 자신을 넘어서는 도구여야 한다
한 대학의 교수는 학생들이 챗GPT에 의존해 리포트를 쓰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을 직시하고 챗GPT가 쓴 리포트와 본인이 쓴 리포트 2개를 모두 가지고 오라고 했다고 한다.
두 리포트를 비교해보면서 "AI가 이렇게 잘하는데 그것보단 인간이 나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자정작용 혹은 "더 잘 쓰거나 다르게 쓰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을 보강하거나 준비해야 할까?"에 대해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했을 것이다.
물론 인공지능이 쓴 것을 자기가 쓴 것이라고 우긴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자신이 쓴것과 인공지능의 리포트를 비교해본 학생이라면 통찰의 기회를 가졌을 것이다.
스마트폰 없이 생활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듯 이제 인공지능의 혜택 없이는 살아가기 어려운 세상이 될 것이다. 이에 따라 소비 방식과 소비 세력의 교체는 물론 소비 생태계와 지형도의 변화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몇 년 사이 코딩이 기본 교육이 됐듯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당연해지는 근미래에는 인공지능 생태계를 이해하고 활용
하며 체계적으로 인공지능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AI프리너'로의 호모 프롬프트 역량이 요구된다.
경희대 김재인 교수는 저서 『AI 빅뱅』에서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것은 '넘어섬' 때문이라는 니체의 말을 소개한다.
니체는 초인超人, Ubermensch 개념을 통해 인간은 '자신을 초월하고 넘어서는 존재'라는 점을 강조했다. 인간은 평균 지대에만 머무르지 않고 바깥쪽으로 가서 뭔가 새로운 것, 창조적인 내용물을 계속 보태나가는 존재라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 해답이 있다. 인공지능의 기술적 결과물에 매몰되지 않고, 어떻게 자기 자신을 돌아보며 변경을 향해 스스로를 넘어설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앞에서 인공지능은 자신이 얼마나 수준 높은 결과를 내놓았는지 스스로 평가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스스로를 돌아볼 줄 아는 능력을 '메타인지'라고 부르는데, 이는 성찰하는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다.
결국 스스로를 성찰할 수 있는 인간만이, AI가 작업한 용의 그림을 완성시키는 '화룡점정'의 자격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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